역시 사진은 없다. 불꺼놓고 방에만 쳐박혀 있는 기간이라 사진이 있을 수 없다.

 

사실 라섹을 망설였던 이유는 고통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필수적으로 짱박혀 있어야 하는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다. 일주일은 눈이 없다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고 했는데 노는게 제일 좋은

나에게, 특히나 운동과 술을 너무 좋아하던 나로서는 숨만쉬며 일주일을 은둔해야 한다는게

너무 싫었다. 그런다고 그 일주일동안 영화를 볼 수 있는 것도 게임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그 기간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했다.

 

하지만....진짜 별거 아니더라. 지나고 나니 별거 아니더라가 아니라 정말 버틸만한 시간이더라.

 

[수술 후 당일]

집에오자마자 선글라스를 끼고 밥을 먹었다. 눈이 시리고 눈물이 나기 시작했지만 배는 고프니깐.

참고로 말하자면 수술후에도 나는 한끼도 굶지 않았고 그렇다고 대충 끼니를 때운것도 아니다.

그냥 잘먹었다.

 

먹고 방으로 가서 커튼을 치고 누웠다. 눈이 시렵다. 뜨겁다. 예민한 분들은 정말 암막커튼을

준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더라. 눈꺼플을 뚫고 들어오는 빛조차도 거슬린다.

들어누워서 예스24 어플을 틀고 책을 읽어달라고 했다가 조금 지나서 그냥 꺼버렸다.

기계여자가 책을 읽어주니 이건 무슨 감흥도 전혀 없고 내용을 들어야 하는게 아니라 뭐라고

하는지에 집중하는 바람에 전혀 재미가 없었다.

 

그러다 눈을 계속 감고 있으면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회복이 오히려 더뎌진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앉아서 억지로 눈을 떴다.....가 바로 감았다. 이씨, 안떠지는데 어쩌라고...

하지만 난 빨리 이 지겨움을 청산하고 싶었기에 또 뜨고 감고 뜨고 감고 했다. 

 

그런데 이게 누워있거나 앉아서 눈을 감고 있으면 고통에 신경이 집중이 되어서 더 아픈것 같더라.

눈물도 눈을 감고 누우면 그때부터 흐르기 시작했으니 눈감고 있는게 더 아픈건 확실하다.

그래서 미친것 같지만 억지로 눈을 뜨고 방안을 왔다갔다 하기도 하다가 춤울 추기시작했다.

무반주로.(진짜로 췄다)

계속 춤추며 움직였다. 미친놈같았지만 확실히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눈도 덜아팠다. 

 

나중에는 오히려 눈을 감고 있는 것보다 뜨고 지랄을 하는게 확실히 아픔이 덜해서 빨간구두가

멈추지 않아서 지칠때까지 춤을 추었다는 그 빨간구두 이야기의 주인공을 떠올리며 계속 눈을 

억지로 뜨며 움직였다.

 

그러다 피곤하면 쓰러져 울면서 자고 깨면 또 움직이고 반복했다. 

확실한건 이렇게 하니 다른 사람들 처럼 눈물이 줄줄 흐른다던가 그런게 전혀 없었다.

오히려 콧물이 더 많이 나온것 같다...귀신들린것 처럼 휴지를 쓴다는 말을 듣고 수건을

옆에 두고 있었지만 정말 몇번 안썼다. 

 

낮잠을 두번쯤 잤나? 깨서 거의 조금있다가 저녁을 먹었으니 6시쯤이였던 것 같다.

눈에 아무런 고통이 없었다. 빛을 보면 시린건 여전하지만 가만히 있어도 쓰라리던

몇시간전의 고통은 전혀 없었다. 이때다 싶어서 밥을 먹고(선글라스를 끼고) 좀 있어봤다.

 

정말 이대로 끝인가? 10명중 2명이라는 고통이 없는 자가 나였던가 하는 찰나에 다시 

고통이 찾아왔고 나는 다시 일어나 눈을 부릅뜨고 춤을 췄다. 그러다 다시 한번 쓰려져 

잠이 들고 일어나니 또 고통이 없어졌다. 한 두시간 이상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러다 이제 잠을 자야지 할때쯤 오른쪽 눈만 시리기 시작했고, 잘됐다 싶어서 억지로 

날 재웠다.

 

새벽3시에 다시 오른쪽 눈이 좀 아파서 깼다. 또 조금 춤추니 괜찮아져서 다시 잔다.

 

말해두고 싶은건 수술 후 오는 고통이 그렇게 엄청나진 않다. 눈에 비눗물 들어가는 것 보다도

안아프다. 다만 눈으로 오는 고통이라 신경이 좀 예민해져 짜증나는건 있다. 비유를 하자면...

신발안신고 걷다가 새끼발가락을 어디 부딪히면 별거 아닌데도 엄청 짜증나는 고통이 오는데

그거랑 비슷한 느낌이다.

 

 

[수술 1일째]

6시 40분에 기상했다. 안아프다. 하지만 방심하지 말자. 몇번을 당했던가.

그래도 또 이때다 싶어서 나가서 밥을 차린다. 냉장고 문을 열다가 눈뽕을

맞고 잠시 고통을 느꼈다. 후다닥 밥먹고 침대에 앉아 춤출 준비를 했고,

역시나 고통이 놀러와 춤추라며 반주를 넣어주더라.

그러다 잠들고 다시 일어나니 10시 30분쯤. 

고통이 없다. 

 

그리고 한시간이 지났다.

고통이 없다.

 

그리고 세시간이 지났다.

고통이 없다.

얼레, 정말 끝?

 

그리고 지금 10일이 넘었지만 여전히 고통이 없다.

고통은 만 하루가 안되어 끝이났다.

 

[수술 후 2일째]

여전히 고통은 없다. 

당연히 빛을 보면 눈이 부셔서 제대로 눈을 못뜨는건 있다. 

하지만 별거 아니다. 거실에 나갈일이 있으면 선글라스를 끼고 나머지는

그냥 방에 불끄고 있으면 된다. 

 

언제나 스마트폰, 모니터 등등을 보고 살다가 어두운 방에서 명상하듯 그렇게

눈감고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도 가끔 할만하단 생각이 들었다. 원래 정적인걸

되게 싫어하는데 지겹지 않은 시간이였다.

 

[수술 후 3일째] 

이제 일상생활을 준비해야할 것 같아서 혼자 나가서 블루라이트차단+자외선 차단 안경을

맞췄다.

모자+선글라스+마스크의 조합이 개떡같아서 숨어다녔는데 생각해보니 그게 더 이상했을

것 같다.

 

이제 정말 고통이 날아갔구나 싶은게 눈아플때는 느껴지지도 않던 보호렌즈의 이물감이

살짝 살짝 느쪄진다.

보호렌즈 때문인지 빛번짐은 좀 있더라.

 

저녁에는 산책을 좀 해보기로 하고 걸어서 신세계 백화점을 갔다. 애플워치의 기록을 보면

한 7km 조금 더 걸은 것 같다.

선글라스를 끼고 걸었고 걸어서 얼굴에 열이나 선글라스와 눈사이 공간에 습해져서 그런지

눈이 건조하지도 않았다. 신세계에서 밥을 먹고 버스를 타고 오는데 그때서야 눈이 조금

건조해지는 걸 느꼈다. 백화점에서 선글라스를 벗고 있던게 원인이 아닐까 싶었다.

 

[수술 후 5일째]

병원가서 보호렌즈를 뺐다. 눈은 잘 아물고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전포동을 돌아다니며 그간 못마셨던 커피도 마시고 밥도 먹고

저녁에는 광안리에가서 놀았다.  눈이 좀 건조해지는 것 말고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보호렌즈 빼니 빛번짐도 거의 없다.

 

[수술 후 7일째]

저녁에 잘보이다가도 아침에 일어나면 좀 뿌옇기도 하고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괜찮다.

이때부터 운전도 했다.

 

[요약] 

내가 했던 방법들이 회복을 도왔는지 아니면 내가 체질적으로 고통이 별로 없는 인간인지

사실 모른다. 하지만 병원에서도 아무말 않는걸 보면 참고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1. 수술 후 눈을 감고 있는 것 보다 뜨고 뭐라도 하는게 도움이 된다.딱히 할게 없다면 춤을 추자.

나는 그렇게 했고 고통의 시간은 24시간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고통은 참을만 하다.

(단, 불끄고 커튼까지 친 어두운 방에서 눈을 뜨고 있었다.)

 

2.  1번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눈물도 많이 흐르지 않았다. 오히려 누워서 눈을 감고있으면

그떄부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3. 수술하고 다음날까지 눈이 건조한줄도 몰라 인공눈물은 넣지도 않았다. 그러다 그냥 안약처럼 

주기적으로 넣어주란 말이 생각나서 그때부터 넣기 시작했다.

 

4. 눈이 보이고 아프지 않다면 저녁쯤에 선글라스를 끼고 적당히 걷는건 좋은 것 같다.

일주일이 좀 넘었을때인가, 왕복 13키로를 걸었는데 걷는동안 인공눈물이 필요했던 적이

한번도 없다. 땀도 흐르지 않았는데 말이다.

 

5. 외출할때 인공눈물은 넉넉하게 가지고 다니자.

6. 식사는 한끼도 거르지 않고 다 먹었다.
역시 잘먹어야 건강한게 아닐까 하는...

 

보통은 라섹후에 3일정도 고생스러웠고 그래서 과거로 돌아간다면 절대

하지 않을것이라는 분들도 있었는데....나는 아마 이 기억을 가지고 11일 전으로

간다고 해도 다시 할 것 같다. 

눈이 좀 편해지면서 은둔생활이 지겨워지기도 했지만 수술 후 고통도 너무 힘들거나

오래가지 않았고 온집안의 불을 끄고 오롯이 혼자서 버텨야 하는 시간들도 나름 의미는

있었던 것 같았으니깐.

 

라섹할려는 분들 고민하지 말고 2day라섹 도전해보시길...

 

 

 

 

 

 

 

 

 

 

 

 

 

 

사진은 없다.

단지, 광고나 홍보가 아닌 실감나는 라섹후기를 찾는 분들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나 스스로도 기록을 남겨두기 위해 2day 라섹 11일차에 접어드는 지금까지의 

후기(?)를 적어볼려고 한다.

사실 뭐 수술전 찾아봤던 블로그들의 글에선 병원이름이나 금액 공개하면 안된다고

그러고, 또 처방받는 약들이야 병원에서 알아서 해주니 딱히 올릴 사진도 없다.

 

[2day 라섹 선택 이유]

솔직히 선택지가 없었다. 몇년전 처음으로 수술을 위한 검사를 받았을 때 부터 각막이

얇아서 라식은 꿈도꾸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던터라 그냥 라섹을 해야했다.

그날 라식이 가능하다고 했으면 당일 수술까지도 고려하고 갔지만 라섹은 눈을 도려내고

새 눈을 집어넣는 만큼의 고통이 수반되기에 일주일은 짱박혀야 하는 것을 알고 있어서

포기했다.

 

그뒤로도 일주일정도는 연차내기가 어렵다, 그리고 연휴때는 술을 퍼먹어야 한다는 다양한

핑계로 수술을 하고싶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기회를 만들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 추석은 빌어먹을놈의 코로나때문에 가족들도 모이지 않는다 그러고 친구들도

모이지 않는 것 같아서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연휴기간동안 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래서 다시 알아보니 2day 라섹이라는(투데이 라섹으로 읽지만 today는 아니다) 이틀만

아프면 끝난다는 수술을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검사를 받았던 병원에(최초 검사 이후 혹시나 각

막이 무럭무럭 자라지 않았을까 하고 몇군데 더 다녀봤는데 각막은 안자란다.) 그거 되는지 물어보니

된다고 해서 그냥 날잡고 갔다.

 

[수술당일]

보호자 손잡고 오랬는데 혼자갔다. 까이꺼 뭐 수술하러 비행기타고 가는것도 아닌데 싶어서.

후기들 보니 한두시간은 마취가 되어 있어서 괜찮다고 하길래 택시타면 충분히 혼자 가겠구나

했다. 결론은....택시 할증이 붙을 만큼 지역경계로 나가는게 아니라면 혼자가도 문제없다.

오전 10시 20분에 검사를 하고 또 각막 얇다는 소리를 들으며 수술해주세요 했다. 사전에 유선으로

예약할때 이미 의사를 밝히고 어떤 수술을 할지도 정했던터라 뭐 고민하고 할 것도 없었다.

 

그냥 거기에 각막 강화레이져 어쩌구 하는것만 추가했다. 뭔 소린지 사실 잘 모르겠는데 그냥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선택했고, 자가혈청 안약 만들어 주신다며 피도 뽑아 가더라. 

 

[수술]

오전 11시 30분경 수술실로 들어갔다. 들어가기 전에 간호사님이 마취안약 넣어주시더라.

많은 후기들에서 들은 오징어 타는 냄새가 강하진 않지만 이거였구나 싶을만큼 수술방에

남아있더라. 

수술 간단했다. 오른쪽 눈에 개구기같은거 끼워넣고 눈 고정시키고 눈에 뭘 발랐던것 같다.

그리고는 수술장비 눈에 가져다 대고 초록불인가 쳐다보라 그러면서 눈깜빡이지 말라고 한다.

별거 아니다. 그냥 보고 있으면 된다. 잠깐 그러다가 의사선생님이 눈에 뭘 쓱쓱 발라주시고

레이저 각막강화 어쩌고 하는걸 잠깐 쏘시고 보호렌즈로 눈뚜껑 덮고 왼쪽으로 넘어간다.

 

느낀건 눈이 마취가 되어서 눈을 깜빡일 필요가 없는데 그냥 평소 습관대로 눈을 깜빡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았다.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멍때리듯이 불빛 보고 있자. 

전혀 불편하지 않다.

 

그리고 각막타는 냄새가 생각보다 심하다. 비위가 약하신분들은 공복에 가시거나 느끼한 

음식은 자제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수술 후 귀가까지]

수술은 양쪽다해서 10분 정도 걸린것 같은데 체감상 10분도 안된것 같다. 정말 금방이다.

약간 흐릿하지만 눈도 보였고 마취가 되어 있어서 고통도 없었다. 한두시간은 간다고 후기들에서

봤으니 그때까진 여유가 있겠지 싶었다.

 

잠시 대기하고 있으면 간호사분이 오셔서 안약넣어주고 주의사항 일러준다. 그런데...

마취가 30분정도밖에 안된단다...집까지 막히면 30분 넘을텐데...그때부터 마음이 급해졌다.

가져간 선글라스를 쓰고 나오자 마자 택시를 탔다.

넣을 안약들은 미리 처방전을 주기때문에 수술전에 구매를 해두었다.

잠깐잠깐 눈을 뜰 수는 있었지만 선글라스를 착용했음에도 햇빛을 버티지 못하고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견딘다고 견뎌지는게 아니라 그냥 눈이 감긴다. 

 

몇분 그렇게 눈을 감고 가는데 갑자기 느낌이 오더라. 뭔가 눈이 시리고 동시에 뜨겁기

시작하고 눈물이 삐질삐질 새어나온다.  당황스러웠다. 아플까봐 걱정된다기 보다는...

병원의 권고대로 해를 가릴 모자와 선글라스를 썼는데 코로나 때문에 당연히 마스크까지

착용한 상태라 진짜 이상한 꼬라지인데 자꾸 눈물까지 닦고 있으면 택시기사님께서 고민이

많아지실까봐 걱정이였다. 별수없다 그래도...그냥 버텼다. 좀 불편하긴 했지만 눈물이 그렇게

많이 흐르진 않더라.

 

이제 마취가 아주 풀렸구나 싶었을때 아파트에 도착했고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면서 집으로

기어들어갔다. 

 

여튼 무사히 오긴했다.

라섹을 하기위해 오늘도 고민중이신 분들에게 희망을 주는 고통편은 따로 포스팅 하겠다.

좌동에는 내가 아는 두개의 “소문난”이라는 이름을
쓰는 가게가 있다. 하나는 소문난 막창이며 하나는 소문난 양곱창이다.

그리고 특이한 사실은 두집다 간판에 걸어둔 막창이나 곱창보다는 돼지고기 맛집으로 유명하다.

그중 소문난양곱창은 특수부위가 유명하다.


 

 


어설프지만 매뉴.
주말 오후 4시쯤인가 도착했는데 이미 몇자리 안남았고, 양곱창/소막창의 효능에 대한 안내판이 민망할 정도로 내장을 드시는 분은 없어 보였다.

일단 제일 궁금했던 목근살과 추천받은 오겹살 주문.


 

 

윗쪽이 목근살 아래가 오겹살.
요즘 여기저기 돼지 특수부위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들이 많이 생기고 목덜미쪽 살들을 꼬들살, 덜미살등등 많은 이름으로 파는데 내가 알기론 같은 부위다.

많이, 그리고 자주 먹어봤지만 이렇게 얇게 썰어주는 곳은 처음.


 

 


빨리 익으니 좋다.
한 점 먹어보니 그냥 잘왔다는 생각뿐.
음식의 맛에는 식감도 크게 작용을 하는데 두껍게
썰어놓은 것과는 확실히 차이가 났다.
그리고 한 점에서 주는 느끼함이 당연히 적었고.


 

 

옆테이블 어르신들은 오로지 목근살만 드시더라.
역시 어르신들 말을 들어야...

오겹살은 그냥 아는 맛.


 

 


추가로 시킨 항정살.
이건 또 목근살과 달리 일반적인 항정살보다 두껍게 썰어주셨다.


 

 


육즙 터진다.


 

 


다른날 방문 했을때.
이놈은 공개할까 말까 참 망설임.
왜냐면 매뉴에도 없는 부위이고 따라서 양이 좀 제한적이라 매일 남아있진 않다.

배꼽살이라는 부위인데 제대로된 껍데기가 달린 항정살 느낌??
여튼 아주 괜찮은 맛이다. 이날도 2인분만 남았더라.
쫄깃한건 말할 필요도 없고.


 

 


추천받아 추가했던 오갈살(제일 위)과 그래도 곱창집이니 맛은 보자 싶어서 시킨 막창과 대창.
내장은 전혀 내 스타일이 아니였음.


 

 


이집에서 유명한 후식(?)이라는 청국장으로 마무리.

배꼽살과 목근살은 다음날 또 가고 싶을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장산역(좌동)에서 돼지고기, 특히 특수부위가 땡길때는 여기가 최우선.

소주를 마셔도 취하지 않는 기분.

위치는 좌동재래시장 공영주차장입구 바로 맞은편.

 

 

 

말할 필요도 없지만 부산에는 횟집이 무지하게 많다.
특히나 광안리쪽은 회센터만 해도 몇개가 될정도로
회를 먹을 곳이 많다.

나는 어른들이나 중요한 손님이 계시지 않을때는 대부분 광안리 수변공원 옆 밀레니엄회센터에 있는 강남 상회에서 회를 산다


 

 


벌써 20년 가까이 다니는 것 같다.
회센터는 안에 들어가면 몇개의 가게가 있고
그중에 마음에 드는 곳으로 가면 된다.  들어가면 이모님들 삼촌분들 호객행위 장난 아닌데 두려움에 떨지말고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보자. 

서울에서 가끔 지인들이 놀러오면 일부러 데리고
오기도 하는데, 이유는 여기서 회를 사서 초장집에서
먹는다고 하면 회를 떠주지 않고 그냥 이승과 작별만 시켜 통에 담아주는데 그걸 직접 들고 초장집으로 가는게 타지 사람들에게는 신기한 경험일 수 있어서다.

아, 초장집이란 회센터등에서 구매한 회를 인당 상차림비만 받고 먹게해주는 곳이다.
아예 초장집으로만 운영되는 곳도 있지만 광안리 대부분의 횟집에서 이런 시스템을 운영한다.


 

 

원래 할머니 사장님께서 하셨는데 아드님 두분이 물려받으셨다.
가끔 할머니 사장님께서도 바쁘면 도와주러 오시더라.

 

 

인근 초장집에서 회 기다리는중.
뷰도 제법 괜찮게 나온다.

 

 

한 달에 두세번 이상은 꼭 가니깐 이것저것 많이
먹는다.

그리고 할머니께서 하실때 보다 삼촌들이 회의 양을
더 넉넉하게 주신다. 그래서 가격흥정조차 하지 않는다.


여긴 같은 건물 5층 밀레니엄 횟집.
참돔과 뽈락.

 

 

포장을 했던 적도 있었고.

회사서 초장집 어디로 가면 되냐 물어보면 설명해 주시고 회도 삼촌이 가져다 주시니 계산하고 몸만 움직이면 된다.

그리고 수변공원이 바로 옆이라 회떠서 수변공원에서 먹는 사람들도 많다. 그럴경우 초고추장과 고추냉이간장 넉넉하게 달라고 하자. 먹다가 모자라면 진짜 짜증난다.

참고로 요즘 수변공원은 입장제한을 하고 있더라.
입구를 막아놓고 일정인원 이상이 되면 입장을 못하게 하고 인원이 좀 빠지면 다시 입장시키는지 기다리는 줄이 길었다. 클럽마냥.

단골이라 그런지 몰라도 강남상회는 바가지도 없고 회도 신선해서 단순히 정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만족스러워 가는 곳이다.


주차는 바로 앞에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정신건강상 다른곳에 주차하거나 대중교통을 추천한다.    주말에 주차장입구에 차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지 못한 날이 없는 것 같다.

 

 

 

 

부산살고 돼지막창 좋아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한 번은 들어봤을 범일동 조방숯불곱창.

멀리안나가고 생활권에서 간단하게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여기까지 나오면 돼지막창은 외도를 하지 않기에(오직 문현할매곱창) 이름은 익히 들어봤으나
가지 않다가 충동적으로 땡겨서 급 출발.

웨이팅이 있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봤기에
먼저 도착한 일행이 혼자 열심히 달려가 운좋게 남은 한자리 겟.
6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 이미 만석이다.


 

 


가게 내부는 이미 자리가 없어서 입구쪽밖에 자리잡았는데 옆에서 직원분들이 열심히 초벌을 하고 있다.
주문이 계속 들어오는지 누군가는 계속 앉아서 초벌을 한다.


 매뉴입니다~



가게 안쪽 모습.
이날이 좀 더워서 가게 내부가 더 덥지 않을까 했는데
계산하러 들어가보니 에어컨 빵빵하더라..

 

숯의 갯수가 어설픈 것으로 보니 그냥 온기가 떨어지지
않게하는 정도구나 싶었다.

기본상은 특별할 것은 없고.
좋은데이에서 새로 나왔다는 무가당 소주 주문.
당을 빼서 그런지 대선이랑 맛이 비슷한 것 같기도..


 

 

고기나왔다.
기본은 3인분 부터. 당연하다.
이미 다 익혀서 나오기에 그냥 먹으면 된다.

맛은 음...뭐랄까...
문현식 돼지막창과는 재료만 같을뿐 완전히 다른 음식이였다.
일단 양념자체가 달짝지끈한 맛이 강했고,
막창은 조금 작은 사이즈였으나 식감이 쫄깃보다는
오도독하다고 해야하나?
마치 약간 질긴 개불을 씹는 느낌이였다.

그리고 초벌한 막창을 연탄불 위에서 마무리 해서 먹는
문현할매곱창과는 다르게 다 구워져 나와서 그냥 바로 먹으면 되는 것도 달랐고.

 

 

전골시킬까 하다가 2차 갈려고 시킨 된장라면.
맛이 없진 않은데 그냥 된장에 라면사리 넣은 맛.

막창의 기준이 문현할매곱창인 나의 입에는 조금은 실망스러운 맛이였으나,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뿐 손님이 몇배는 많은 여기가 더 보편적인 맛집이라 할 수 있겠지.

문현식 막창의 양념이 별로이거나 질린분들은
가볼만 할 것 같다.

여기 방문 하시는 분들중에는 조방숯불곱창을 돼지막창 1등으로 꼽거나 부산 곱창맛집 5위안에 들어간다는 분들도 많기에 평일에도 웨이팅이 있다는걸 감안하고 방문하자.

 

 

 

우중충했던 6월의 어느 주말.
옆동네 양산의 가마등이 sns에 자꾸 보이길래
커피마시고 정신차리러 놀러감.

 

 


수입맥주 전문점같은 안내판 마음에 듬.
입구만 봤을땐 요즘 여기저기 생기고 있는
주택을 개조한 마당있는 카페구나 싶었음.

 

 

내부는 대충 요렇게 생겼고


 

 

입구쪽은 달리 특별할게 없었는데 카페의 창이
바라보고 있는 쪽은 여름의 색깔을 입은 산이
자리하고 있어서 커피를 들이키기 전이지만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음.

산들이 병풍을 치고 있지만 키가 작은 아이들이라 충분히 트여있어 감금당한 기분은 없다.

 

 

아아하나 라떼라나 그리고 산딸기 어쩌고 하나.
산딸기는 직접 재배하신거라고 들은것 같네.

테라스에 앉아있으면 산정상의 평상위에서
막걸리 마시는 기분이 날 것 같아서 밖으로 나옴.

 

 

테라스에서 내다보는 경치가 참 좋았는데
눈과 손의 기능이 딸려 그 감정을 넣질 못하겠네.

예전에는 물만 좋아했는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이제 풀때기도 이뻐보인다.

조금 더 푸릇해지면 적어도 보기에는 더 시원할 것
같기도 하지만....아마 높은 지대에서 무방비 상태로
때려맞을 햇빛과 사람만큼 자연을 사랑하는 벌레들
때문에 한여름에는 테라스에 앉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주차장 앞에서 휴식을 취하고 계신 개님.
얼마나 사람들을 많이 봤으면 근처에 가도
미동조차 없음.

 

 

카페 나와서 순매원쪽도 가보고.

여기 위치가 원동인데 봄에 미나리 삼겹살 한번 먹어
보겠다고 들어왔다가 돼지와 미나리를 멸망시키로 온 엄청난 사람들 때문에(물론 나도 파티원이지만)말그대로 차타고 기어다닌 기억이 있기에 봄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때는 아무런 축제도 없는 6월이라 그런지 아니면 망할놈의 코로나 때문인지 가는 길은 의전을 받아 길을 트여놓고 동네 자체를 빌린 기분이 들었을 정도로 한산하더라.

가을은 또 완전히 다를 경치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되는 카페.

 

 




몇 년 전부터 맛있는 커피와 빵을 찾아
카페를 돌아다니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
나이 먹으니 그냥 죽치고 앉아있는게
편한 것 같기도 하고...

포항도 몇 번인가 갔었는데 여기만큼 재방문
의사가 확실한 곳은 아직 없었던듯

Do not disturb.

 

정말 마음에 드는 카페 이름. 몸에 타투로 새기고 싶을 정도.

 

빵들이 죄다 미쳤다. 비쥬얼부터가 일단 맛집이고
맛도 비쥬얼을 따라가더라.

 

그냥 이뻐보여서.

 

여기저기 아주 그냥 Do not disturb가 ㅋㅋ


 

 

커피는 스페셜티 아이스, 아이스 아메리카노,
빵은 쇼송 오 뽐므 그리고 복숭아 페스츄리 주문.
페스츄리 결이 아주 예술!!

먹자마자 크로와상이 궁금해질 정도.


 

 


정말 진지하게 진득하게 앉아서 소화시켜가며
다 먹어볼까 생각하다가 평일에 한번 공복상태로
오리라 다짐하고 마음을 추스림.


 

 

내부도 제법 넓찍하고 주차장도 괜찮고.
빵이 워낙에 맛나서 커피이야기를 안했는데
스페셜티도 준수했음.

다시보니 또 배고프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부터 부산여행시 꼭 먹어야 할 음식에 회를 밀어내고

곱창이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해양도시에 물고기 내장이 아닌 어디에도 널린 짐승들의 내장파티가 부산에서 핫하게 열리고 있고

무려 대표음식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외지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곳은 아무래도 해운대의 "해성막창집"이 아니겠나 싶고, 현지인들에게는 

해운대 막창집의 큰이모님이 독립하여 어머님의 명성을 뛰어넘는 기적을 일으키신 "광안리 막창집"이

인지도가 높은 것 같다.


과거 대표적인 곱창 골목이 있던 수영은 예전의 명성을 잃어가는 것이 사실이지만 마시고 뜯는 것을 낙으로

살아가는 명랑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서면이나 남포의 곱창 골목은 여전히 미어터지고 있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다른 점포들과는 달리 연탄불과 석쇠의 조합으로 고기를 구워내어 전통적인 부산 스타일

곱창의 지존급으로 인정받아온 백화양곱창이 있다.

가게 전면이다.

골목에 있지만, 용역깡패들이 프로젝트를 끝내고 버려두고 도망을 간 것 같은 낡아빠진 가건물에 있기에 찾기 어렵지 않다.

그냥 걸어가다가 "에이 설마 여기가?" 라고 생각되는 건물이 있다면 거기다.



코너식 점포를 아는 분들은 아, 이런 식이구나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와씨 이게 무슨 난리냐 할지도 모른다.

얼핏 보면 하우스 같기도 하고....

백화양곱창이라는 간판이 있는 건물을 들어가면 테이블이 여러개 보이고 테이블 사이사이에 앞치마를 입은 분들이 감금당해있다.

셀프감금하고 계신분들은 그 구역의 미친, 아니 점주님들이시고 그분들 주위의 3~4개 정도되는 벤치들이 하나의 점포를 이루고 있다.



간지나는 TV들. 이게 정말 레트로 감성. 힙하다.


이런식의 코너가 여러개 몰려있는 곱창센터라고 보면된다. 보통 점포는 1호집, 2호집 이런 식으로 구별이 된다. 백화양곱창뿐만 아니라 부산에서는 코너

형태의 곱창센터가 드물지 않게 있고, 유명한 서면의 문화양곱창 역시 가게 이름이 아니라 코너식으로 운영이 되는 곳이다.


어느집을 가더라도 매뉴와 가격은 동일하지만 이게 또 신기한 재미가 있는게 점포마다 맛이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재미찾아간다고 아무곳이나 막 앉지 말자. 곤란해진다.

맛없는 집에 가면 재미따윈 아무런 쓸모가 없다.


난 6호집에 갔었고, 그리고 백화양곱창을 방문한 중에 가장 맛있는 고기를 먹었음에도...6호집의 위치를 어떻게 자세하게 설명하기가 어렵다.

코너형태로 되어 있는 다른 센터와 다르게 여긴 그 점포가 몇호인지 표시를 해둔 것이 없기 때문이다....건물밖에서 좌측 출입문으로 들어와서

쭉 직진해서 마지막집 바로 전 우측에 있는 점포인데....어렵다....;;; 사실 지금은 6호인지 7호인지도 자신이 없다....;;;

어느집이든 동일하다. 간략하게 설명을 하면 일단 저 금액은 대충 2인분 정도라고 생각을 하면 된다. 내가 듣기로는 300 그람이라고 했던 것

같으니 2인분 정도이다. 그렇게 치면 곱창치고는 비싸지는 않다. 맨위의 양은 그냥 말그대로 양만 구워주는 것 같고, 밑에 양(모둠)으로 되어 있는

것은 양, 대창, 소창, 염통등 모둠구이로 나오는 것이다. 이것은 또 소금구이와 양념으로 선택할 수 있다. 양은 제일 비싼부위기 때문에 양만 시키면

당연히 비싸다. 뭐 그만큼 맛있긴 하지만, 양 매니아가 아니라면 모둠으로 시켜서 다양하게 먹는 것이 좋다. 원래 어딜가든 모둠은 잘 안시키지만

여긴 모둠을 시켜도 다 맛있어서 상관없다. 


볶음밥은 가심비 후식인데 왜 가격은 매인가격이냐 할지도 모른다. 심지어는 2인분부터이다. 

볶음밥은 대한민국의 전통적인 디저트라 보통 2~4000원인데 이건 뭐 일반 식사 한끼 값이다. 하지만 분노할 필요가 없다. 

그냥 볶음밥이 아니라 양밥이다. 양을 잘게 썰어서 같이 볶아준다. 후식일리가 없다.

배가 너무너무 불러서 너무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그냥 시켜 먹어보자. 여기까지 또 언제 올려고..


이제 고기 먹는다.

먼저 소금구이 모둠 부터 시킨다.

백화양곱창이 다른 소곱창 집들과 확연히 다른 것이 이 연탄과 석쇠이다. 개인적으로 고기는 연탄불로 바로 때려야 극강의 맛을 쥐어 짤 수 있다

고 생각하는데 기름이 많은 내장들의 특성상 이렇게 주는 가게가 사실 많지는 않다.

내장에서 나오는 엄청난 기름들이 연탄으로 기어들어가면 저주인가 싶을 정도로 연기들이 발광을 하기 시작한다.

막 사람들은 맛있는 식재료의 연기가 눈,코, 입으로 들어와서 신이나서 어쩔줄을 몰라 눈물흘리고 기침하고 막막 그러지.

하지만 가게 이모님들은 감각이 마비가 되신 건지 적응이 되신건지 아주 편안하고 인자한 모습으로 고기를 구워주신다.


연기는 어쩔 수 없다. 받아들이고 그냥 다른 사람들과 같이 울면서 기다리자. 

부산에 물놀이 하러 와서 수경을 가지고 오신 분들은 혹시나 모르니 살짝 챙겨도 좋을 것 같다.

저번에 옆에 앉아계시던 수도권쯤에서 온 것으로 판단되는 어느 여자분은 울며 달려나가시더니 선글라스를 가지고 오셨다.



기본찬은 사진에 보이는 것이 전부.



위 사진들은 그 다음 방문때 찍은 것들인데 원래 계시던 할머니께서 보이지 않고 며느님께서 가게를 이어서 하고 계셨다.

대창을 석쇠가 아닌 불판위에 올리시길래 우리한테 왜 그러시냐고 물어보니 대창은 연기가 너무 심하게 나서 불판위에서

초벌하여 석쇠에 올린다고 하신다. 

확실히 연기는 덜하다. 역시...사람은 배워야 한다.



내장에 불붙는게 이렇게 보기 좋은 장면인지 정말 몰랐다.

말이 필요없다. 그냥 저위에 같이 올라가서 뜯어 먹고 싶을뿐.



뭔가 좀 엉성하게 배치되어 있지만 연탄불을 무방비로 때려맞은 내장들은 정말 천국의 맛이다.


이번엔 양념



어떻게 보면 떡볶이 같이 생겨서 학교앞에서 주워먹던 맛이 아닐까 생각할지도 모르는데, 믿어보자. 이건 어른의 맛이다.

불판이지만 양념때문에 역시나 신이나는 연기가 우리를 즐겁게 해준다.


익어간다.

그리고...



다익었다. 잘먹겠습니다.

일단 옆 사람보다 한점이라도 더 먹기 위해 술은 자작하자는 암묵적인 합의가 이루어진다.


여기까지 왔으니 조금만 더 힘을 낸다.

이모님 볶음 밥이요~



젓가락으로 먹는 음식과 숟가락으로 먹는 음식은 그 차이가 천지차이니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사실 이정도 먹는건 두명이선 쉽지 않다. 나랑 이날 함께간 내 친구는 다른건 몰라도 곱창을 먹을때는 마치 내 장기를 비워내고 

눈앞에 펼쳐진 내장으로 내 속을 채워넣는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먹기에 과하게 먹는다. 

이날도 이모님께 둘이와서 제일 많이 먹은 사람이 몇개를 시켰냐 물어봤고 5개라는 대답에 호기롭게 도전했으나 1개 차이로 

실패했다. 강호는 넓다.


부산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다음에 또 오면 되니깐 적당히 드셔도 되겠지만, 만약 멀리서 오신 분이라면 양밥은 제외한다고 해도 

소금이랑 양념 하나씩은 먹어보자. 양밥은 오발탄에도 있고 여기저기 비슷한 맛들 있으니...


아, 그리고 여기 카드가 안된다라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진 않다. 카드 단말기를 숨겨두고 현금유도를 하지만 처음부터 카드를

들이밀면 받아주더라. 내가 갔던 두개의 점포만 그랬던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의 특성상 한 점포에서 하면 다른 점포역시 할 가능

성이 크고, 그리고 관광객들이 많이 오기때문에 카드를 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지금 포스팅에 나와있는 점포도 내가 총 3번을 갔었는데 처음 갔을때는 당연히 안된다 생각하고 "카드는 안되죠?" 라고 물으니

역시나 안된다고 하셨다. 처음부터 계좌이체 해드릴 생각이였는데 당시 어머니 사장님께서 계좌이체도 안된다고 하셔서 나가서

현금 뽑아왔었다. 

그런데 두번째 왔을때부터 며느리 사장님께서 하고 계셨는데 옆에 앉은 손님이 계산할때 말없이 카드를 건네니 고이 숨겨놓으신

카드 단말기를 꺼내서 결제해 주시더라. 그래서 나도 나머지 두번은 다 카드로 계산을 했다.

그래도 혹시나 모르니 현금을 챙겨가거나 앉으라고 유혹하실때 카드 밖에 없다고 괜찮냐고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 생활반경에서 조금만 더 가까웠으면 백화를 포함한 내가 좋아하는 가게들이 많은 남포동에 자주 오겠지만 그러지 못해 아쉽다.

여튼 내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번은 가보길 추천하는 집.




식탐이 많은 나에게 늦가을과 겨울은 참 고마운 계절이다.

새우, 방어(당연히 대방어), 과메기, 굴, 대게, 고등어, 도루묵 등등 좋아하는 식재료들 앞에 "제철"이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그러면 나는 마치 데드라인에 맞춰서 보고서를 써야하는 것 처럼 때가 늦기전에 서둘러, 그리고 충분히 먹기위해 계획을 세우고

맛집들을 알아본다.


석화(굴)도 참 좋아한다. 보통 날로 먹는 것을 좋아하기에 다른 식재료들과는 달리 제철이 아니면 좀 꺼려지는게 사실이다.

그리고...사실 굴을 좋아하지만, 전, 구이, 찜등은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또 서두가 길었네. 각설하고, 얼마전 다녀온 괜찮은 가게를 공유하고자 한다. 생굴을 전문으로 하는 곳은 아니였지만 제철이라는 핑계로,

또 집과 멀지 않다는 좋은 이유로 들렀던 곳이다.

바로 재송동 굴 전문점(물론 시즌동안만...), 재송동 오대감이다.


여기 얼마전까진 분명히 오리전문점이였고...간판도 그대로였던 것 같은데....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원래 남천동 오대감하면 굉장히 유명했던 집으로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평소에는 오리고기를 주로 하고, 겨울에는 굴을 주력으로 해왔었고, 얼마전 재송동으로 이전을 했다고 한다.

그냥 기존 오리고기집에 오대감이 들어왔나보다.



가게 전면은 저렇게 주방을 터놓고 계속해서 굴을 굽고 있다.

나는 한 2주 전쯤인가 방문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는 운이 좋았나보다.

마침 1~2개의 테이블이 비어있어서 웨이팅 없이 들어가서 앉았는데, 요즘 여길 지나다 보면 가게 앞으로 기다리는 손님이 상당하다.

아마 굴시즌인 겨울까지는 계속 웨이팅이 있을 것 같으니 어느정도 고려하고 가자.



메뉴다. 

위에 메뉴는 사시사철 가능한 음식들일 테고, 요즘 사람들이 줄서서 찾는 건 아래의 굴 메뉴일 것이다.

정말 굴매니아이거나 간단하게 굴이랑 한잔하러 방문한 것이 아니라 식사까지 생각한 것이라면 무한리필 보다는 셋트를 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이유는 아래에 설명. 나역시 셋트 1번 소로 주문했다.


              

기본적으로 깔리는 찬과 연장들이다.

냄비안에 보이는건 굴구이가 아니라 가리비다. 지금이 홍가리비가 제철이라 서비스로 내어 주시는 것 같다.

요즘 후기들을 보면 늦게가면 가리비 서비스는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목장갑과, 비닐장갑 그리고 칼을 주는데 목장갑을 먼저 착용하고 그 위에 비닐장갑을 씌우면 된다. 그리고 굴구이가 나오면

칼을 껍데기 사이의 틈으로 찔러 틈을 따라 한번 갈라주고 열면 되는데....크게 어렵지는 않지만 잘못하면 칼날이 부러질 수도 있으니

못해먹겠으면 앞의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간혹 이런거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나처럼.

내용물을 먹은만큼 나오는 껍질들은 테이블 밑의 통에 담으면 된다.



앞에 사진을 봐서 알겠지만 석쇠위에 하나식 구워먹는게 아니라 이렇게 냄비에 구워진 채로 나온다. 그래서 전형적인 굴구이보다는 약간은 찜에

더 가까운 느낌이 난다.

굴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해산물의 구이나 찜은 신선도가 현저하게 떨어지지 않는 이상 이집이나 저집이나 크게 차이가 나기 어렵다. 

대부분 얼마나 양질의 재료를 썼느냐, 그리고 양이 어떠냐에 따라서 착한집과 그렇지 않은 집으로 나뉜다.

오대감의 굴을 일단 실했다. 크기도 크고 식감도 탱탱한게 딱 머릿속에 있던 먹고 싶은 굴구이의 맛이였다. 양도 많았다.


대부분 굴찜이든, 굴구이든 날것 그대로의 석화를 주문하지 않는 이상 나오는 양은 상당하다. 어딜가든 그렇더라. 그리고 바다의 우유라 불리울 정도로

영양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서 그런진 몰라도....어느정도 먹으면 느끼해지기 시작한다. 오대감도 마찮가지였다. 재료가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라, 어디서든

굴구이나 찜은 많이 먹으면 항상 그랬다. 오대감에서도 굴이 좀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그만먹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따라서 아마 난 무한리필을 시켰으면 두번도 제대로 못먹었을 것 같다.


그래서 식사를 생각하신다면 세트를 추천한다는 것이다.


입이 좀 느끼해지고 굴구이가 질려가고 있을 무렵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해준 보쌈.

입이 쉬지않고 음식을 계속 먹을 수 있게 해준 고마운 놈들이였다.

다만 야채가 좀 아쉽더라. 처음 주는 배추의 양도 좀 적고, 너무 컸다. 잘라먹으면야 되지만...뭐 그랬다.



대충 이정도 먹었다.

나쁘지 않다. 아니 괜찮은 곳이다. 괜찮은 식재료라고 판단이 되지만 가격에 거품이 없고, 양도 만족스럽다.

사장님 이하 직원분들도 친절하셨기에 딱히 불만이 생기진 않았다.

물론 이제 다시 방문을 한다면 길어진 웨이팅이 짜증이 나겠지만.....



가게 맞은편 골목에 주차장도 있다.

요즘 보면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고, 10시에도 북적거리더라.

이왕 가서 줄서서 먹을거면 가리비라도 서비스로 받을 수 있도록 조금 일찍 가는게 어떨까 싶다.




해운대 막창은 예전같지 않고....

그래서 가볼려고 하는 해성막창 본점은 갈때마다 사람들이 기차놀이 하고 있고...

(센텀과 장산역쪽의 분점은 가봤는데 별로라서....)

길을 잃고 주변인으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다가...얼마전에 작성한 해운대막창집 글에 큰이모님께서

광안리 막창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다수의 제보를 받고 바로 달려갔다.

그리고 해운대막창을 처음 먹었을때 받았던, 마치 이유식만 먹던 아이가 사탕을 처음 먹고 신세계를 발견하는 그 느낌을 다시 찾았다.

아예 최근에 오픈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긴 기간이 아님에도 이미 입소문이 나서 대기가 엄청나다.

이날은 비가 아니라 그냥 폭포수준의 물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천둥번개까지 신나서 설치던 날의 저녁 9시 30분이였음에도

한시간을 대기를 했다. 그리고 내가 기다리는 중에도 사람들이 계속 와서 대기표를 받고 더러는 줄을 보고 포기하고 가는 사람도

있었다.

사진이 어두워 안보이지만 가게앞에 사람들이 다 대기중이다. 번호표 주니깐 받고 기다리자.

간혹 바로 앞의 마트 주차장에 주차하시는 분들이 계신지, 전용 주차장의 위치도 설명해 놓았더라.


참고로 여긴 내가 이전글에서 그토록 찾고 있었던 해운대 막창집 큰이모님께서(사장님의 큰 따님이시다) 운영하시는 곳이며 따라서 음식 스타일은 

해운대 막창과 같다. 예전에 여기 오픈했다는 이야기 듣고 혹시나 실종된 이모님께서 계시는지 들어가봤는데 아마 그땐 잠시 자리를 비우셨는지

안계셨다.

이날 다시 뵙고 반가워서 절이라도 할뻔....



내부 모습이다. 사실 내부는 그렇게 크지 않다. 테이블이 9~10개정도? 자리의 불편함은 없으나 조금 더 컸다면 웨이팅 시간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은 있다.


앞서 말한대로 매뉴 구성은 해운대막창집과 동일하다. 다만 전골에 추가할 수 있는 사리중에 중국당면이라는 넓쩍한 놈이 있는 것이 차이다.

막창 대창 섞어서 주문한다. 당연합니다.


이건 기본 찬.


다 필요없다. 입에 넣고 씹는 순간, 그래 이 맛이였어!! 라는 말이 나왔다. 말이 아니라 반가움에 입에서 나온 눈물이였다 ㅠㅠ

같이 간 일행도 맛이 점점 이상해지는 해운대 막창집이랑은 비교가 안된다고 했다.


직원들의 움직임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앉자마자 말도 안했는데 앞치마를 가져다 준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여기저기 바쁘게 다니면서 손님들의 고기가 타지않게 체크하고 구워준다. 탈까봐 내가 뒤집어야 하고

그런거 없다. 사실 이건 한 2주전에 갔던 사진이고 한 번 먹은 후로 자꾸 생각나서 어제도 갔었는데 사진보니 또 먹고 싶다.


메뉴판에 있는 건 다 먹어 보고 싶은 욕심에, 그리고 예전에 좋아하던 그 맛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바로 전골을 시키고 

광안리막창집의 시그니처 사리인 중국당면을 시켰다.


곱창전골에 쓸 표현인지는 모르겠으나 깔끔하다. 마냥 느끼한 것이 아니라 뒷맛은 고소함이 느껴지는데 입안 전체는 얼큰한 맛이 주는 개운함이 있다.

역시나 예전 그 맛이다. 

중국당면도 쫄깃한게 식감이 좋았다. 다만 오래 두면 퍼질 것 같으니, 할말이 많은 사람들은 면부터 건져먹고 이야기 하자.


마무리는 볶음밥. 역시나 대만족.


해운대 막창 이야기를 중간에 조금씩 했는데 다 부정적인 이야기다. 사실 아쉬워서 그랬다.

개인적으로 부산에서 먹는 음식중 두손가락 안에 드는 곳이였는데 갈수록 자꾸 예전 맛과 분위기가 나지 않아서 

너무 안타까웠고, 나아지질 않으니 실망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물론 내 생각과 틀린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고, 내 입맛에 어떻든 지금도 거긴 장사가 잘된다.)


그러다 광안리막창집을 알게 되어서 더 반가운거다.

말했듯이 여기 사장님이 해운대막창집을 운영하던 분이셨고, 이 분이 나가신 뒤로 거기가 실망스러워 졌었는데

내가 좋아하던 그때의 맛과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라 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다.

고기 납품하는 사장님도 그대로더라. 헤어스타일에 동요가 없이 항상 변함 없으신 분.


일단 부산식 막창과 대창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그냥 가서 드셔보길 바란다.

웨이팅을 생각하면 찌글찌글해 지지만 한시간 정도는 충분히 기다려서 먹을만 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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