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음악과 멋진 퍼포먼스를 보는 것을 어릴적 부터 좋아해서, 

비록 성인이 되어 처음 뮤지컬을 접해봤지만 쉽게 빠져들 수 있었다

물론 그렇게 많은 작품들을 본 것도 아니고, 평가를 내릴 정도로 

귀나 눈이 정확하지도 않다. 단지, "좋다,신난다,멋지다" 이 세가지만 충족이 

되면 적어도 내게는 좋은 작품이다. 


특히 웅장한 느낌의 넘버가 나오면 지울 수 없는 여운 때문에 

몇번이고 반복해서 듣는다. 되도록이면 극의 느낌을 최대한 되살리고 

싶어서 음악 파일이 아닌 동영상 파일을 구해서 듣는다. 배우의 열창의 끝에 

관중들의 박수소리가 합쳐져야 진정한 "넘버"가 완성되니까.


지금까지 가장 그 휴유증이 심했던 것이 "영웅"의 장부가 였다.

하지만 영웅에서 기억에 남았던 넘버는 장부가와 누가 죄인인가 두가지 뿐이였다.

하지만 엘리자벳을 본 후에...영웅의 넘버들은 내 머릿속의 여운 창고의 

리스트에서 지워져 버렸다.


그리고 한국공연이 아닌 독일배우들의 공연 영상을 찾아본 후의 

충격과 감동은 대단한 것이였다.


왜 독일 엘리자벳의 넘버와 영상을 접한 한국의 팬들이

그토록 엘리자벳의 한국공연을 염원했는지 백번 이해가 갔다. 


비록 한국공연을 보기 전까지는 엘리자벳에 관심도 없었고, 

관람 후 한국공연 OST를 구하는 과정에서 독일친구들의 공연을 보게 된 것이였지만...이제는 솔직히 국내배우들의 엘리자벳은 기억에 남아 있지도 않는다.

http://www.youtube.com/watch?v=WHxz6VM2y8o







위의 영상은 엘리자벳의 빈 공연중 한 장면이다.(화면이 오른쪽이 좀 짤린듯;;)

 나오는 넘버의 제목은 "Boote in der Nacht". 작품안에서 가장 애절하고 안타까운 부분으로 기억된다.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다.

황후가 된 후의 엘리자벳은 궁의 생활이 자신의 삶과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자유를 찾아 끊임 없이 방황한다. 

하지만 황제 요제프는 자신과 가정(?)을 버리고 여행만을 하는  

엘리자벳에 대한 사랑이 변함이 없다. 그래서 엘리자벳에게 

아직 당신을 사랑하고, 필요하다며, 자신을 이해하고 돌아와 달라고

 애절하게 말하지만 엘리자벳은, "우리는 한밤의 조각배와 같아서, 

각자의 목적지로 나름의 짐을 지고 가는 길에 서로 만난 것일뿐...

헤어지기 힘들지만 결국에는 지나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하며 돌아가길 거부한다.


같은 곳을 바라 본 것이 아니라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하여 가다가 마주친 것. 그것은 사랑도, 만남도 아닌 단지 지나침의 과정에서 일어난 해프닝이였을 뿐이라는...


노래 말미에 나오는 조세프의 "Ich liebe dich.." 지금까지 들었던 

그 어떤 Ich liebe dich 보다 애절했다.


아...마음아프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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