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낮에 가볼만 한 곳들.

태종대

숙소가 남포동, 부산역 인근이 아니라면 태종대는 첫날에 들렀다 오는게 좋다. 부산의 유명한 관광지들과 지리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태종대는 영도라는 섬안에 있다. 유오성이랑 장동건이 "친구야!!"를 외쳐대던 그 영화의 무대가 되었던, "새벽 두시쯤00 모텔앞에서 피를 흘리며 뛰어가던 남자를 목격하신 분은 경찰서로 연락바랍니다"라는 흔한 현수막이 가끔 걸리는곳, 그 영도의 끝자락에 있다. 영도는 섬이지만 육지와 가깝고 다리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태풍오면 죽는거 아닌가?", "배끊기면 어쩔수 없이 자고 가야겠지,자기야?" 뭐 이딴 생각 할 필요는 없다.

태종대로 가는길이든 아니면 들렸다 나오는 길이든 버스정거장 한개 정도의 위치에 있는 한국해양대학교를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경험일듯. 왜냐하면 학교가 "조도"라는 섬 위에 있기때문. 작은 섬 하나를 다 차지 하고 있다. 지금처럼 방파제길이 없을때는 정말 배로 통학을 하던 학교다.

학교가 섬에 있기 때문에 어디서든 바다를 볼 수 있고, 아마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공강시간에 학교안에서 낚시를 하거나 게를 잡을 수 있는 곳일 꺼다.

예전에 해양대학교 캠퍼스 안으로 해녀들이 왔다갔다 하는게 TV에 나와서 사람들이 "우와!!!!!!!!!!!!!"하던데, 학생들은 신경도 안쓴다. 난 그 해녀분들에게 싼값에 해산물 사먹은적도 있다. 고등어떼나 기타 고기떼가 지나갈땐 낚시꾼들도 학교에 낚시하러 많이 들어온다.

어쨌든 낭만있는 학교다. 술마시기 좋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학기초에 술마시고 바다에 빠져 사망하는 학생들이 좀 있다. 정말 가슴아프다 그런건. 그리고 예전에 해양대의 멘홀안에서 옥장판에 쌓인 시체가 발견됐는데 그건 조폭형님들의 짓이 아닐까...싶기도 하고...어쨌거나. 그냥 한바퀴 둘러보자. 특히,자갈마당이란 곳은 해양대 학생들도 좋아하는 경치좋은 곳으로, 예전에 열린음악회측에서 진행을 고려해본 곳이다.

다시 나와서 태종대로 가자. 태종대는 경치구경하는 곳이다. 그리 크진 않지만 걸어서 구경하긴 좀 그렇고, 내부에 순환열차가 있으니 그거 타고 원하는 곳에 내려서 구경하고 그럼 된다.

가장 유명한 곳이 자살바위. 왜 이름이 그따위인진 설명안해도 다들 짐작하실테고.

지금은 전망대로 바뀌어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태종대의 나무들과 그 사이로 보이는 바다는 보는것 만으로 가슴이 시원해진다....하지만....

태종대 겁나 덥다. 내 생각으론 부산중에도 더운것 같다. 그래서 가슴은 시원해도 몸뚱이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음료수, 수건, 모자는 필수로 챙기자. 땀 많이 흘리는 사람은 그냥...여벌의 옷을 챙기자. 특히나 내륙에만 사시던 분이 잘 모르는 부분이, 바다 근처는 굉장히 습하다. 그래서 도시에서 더운것과 그 짜증정도가 다르다. 나 성깔좀 부린다 라고 생각 되시는 분은, 주머니나 가방에 있는 뾰족한 것들은 버리고 가자. 모두를 위해...


남포동

태종대를 돌아봤으면, 남포동으로 가보자. 남포동 가기전에 자갈치 시장이 나오지만...난 잘 안간다. 부산 사람들에게도 틈이 보이면 스나이퍼처럼 바가지로 저격을 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남포동은 예전에 잘나가던 유흥가다. 지금처럼 기업형 극장들이 들어오기 전에 부산시민들은 영화가 보고 싶으면 대부분 남포동으로 왔다. 하지만 지금은 좀 많이 밀렸지..아이러니 한 건 영화보러 오는 관객들은 줄었지만 영화와 관련된 행사를 하는 남포동이라 구경하러 오는 사람은 많다는 것.

영화의 거리란게 있으니, 그냥 가봤다~정도로 한번 걸어보시고...그냥 골목이란 큰 차이는 없으니...

남포동에는 일명 "깡통시장"이라는 곳이 있다. 남대문 시장과 비슷한 곳의라고 생각하면된다. 수입물품, 옷등 약간은 특이한 것들을 판매하는 곳이다.

그리고 지금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운좋으면 "원만 씨"를 볼 수 있을지도...원만씨는 보는 사람마다 "백원만"이라고 해서 해양대 학생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어떤 학생의 증언에 따르면 백원만 이라고 하는 원만씨에게 오백원을 드렸더니 집어 던지면서"누굴 바보로 아나?!"라며 성질을 냈다고 하던데...

남포동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건 씨앗 호떡이다. 호떡에 씨앗 쑤셔넣은....특히나 이승기가 방문했다는 대영극장 앞의 호떡집은 줄도 참 길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여름에 그렇게 줄서서 사먹을 그런 정도는 아니란거다. 걍 유명하니까 인증샷 용으로...그 인근에 가판으로 간식거리 파는 곳이 많으니 간단하게 허기를 채울 정도는 된다.

씨앗호떡집에서 바로 뒤를 돌아 몇걸음 가다가 우측에 보면 그 이름도 유명한

"18번 완당집"이 나온다. 씨앗호떡보다 훨씬 예전부터 유명한 곳이다.

완당은 피가 얇고 긴 만두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맛도 더도 덜도 아니고 딱 만두맛. 그래도 인증할려면 한 번 방문해 보시고.

남포동은 영화로 유명해졌지만 실제로는 유흥가다. 그렇기에 그렇게 특별나게 구경할 만한것은 많지 않다.

그리고 낮 보다는 밤이 좋다. 개인적으로 빛을 좀 피하고 싶은 욕망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였으면 하지만...

밤이 되면 부평동(남포동에서 걷다보면 나온다)에 야시장도 오픈이 되고, 길에 먹거리를 파는 노점들도 많이 보인다. 다른 글에서 설명해 둔 포장마차도 당연히 밤이 되어서야 영업을 시작하고.

야시장 가는 길에 보면 곱창골목을 포함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점포가 많고, 여름이 되면 점포앞 길에 놓인 테이블에 앉아서 먹고 있는 사람이 많아 아 나도 빨리 술퍼먹어야겠다라는 신나는 조바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단, 여름의 남포동은 미어터진다는 점을 명심하자.


온천

부산에도 은근히 온천이 많다. 그 선두에 있던 것이 "허심청".

허심청은 부산 온천의 1번지 온천장에 있다. 지금은 대형 찜질방이 많이 생겨 그리 거대하다고 생각되진 않지만 예전에는 겁나 큰 목욕탕이였다.

허심청은 뭔 공사를 하다가 운좋게 온천이 터져 횡재한 곳이다.

부산사람들도 많이 찾는 곳으로 나는 잘 모르겠는데 다녀오신 분들중 피부가 매끈해 졌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호텔농심을 비롯하여 근처의 숙박시설에는 대부분 욕실에서 온천수가 나온다.

그런데 전에 어떤 택시기사님께서 말씀하시길 온천장의 온천은 이제 다 말라버려 진짜 온천이 아니다라고 하셨다. 난 뭐...상관없다. 안가니깐. 온천장이 싫어서라기 보다는 뜨거운 물 자체가 싫다.

수질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겸사겸사 갈만한 온천이 사이즈로는 동양 백화점중 최대라는 해운대 신세계백화점의 "스파랜드".

신세계역시 원래 그만한 사이즈가 아니였는데, 공사하다가 온천터져서 넓어진거다. 그래서 롯데 회장이 겁나 빡쳤다는 소문이...바로 옆에 롯데호텔이 있는데 사이즈가 좀 안타깝거덩...신세계백화점 한 번 둘러볼겸 해서 가보는 것도 좋을듯.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곳은 달맞이 고개에 있는 "힐스파(예전에는 베스타였다)". 목욕탕 및 찜질방 전체가 통유리다. 당연히 방향은 해운대 바다쪽이다. 통유리 전체를 꽉채우고 있는 바다를 보며 탕에 앉아있는 기분은 바다를 지겹도록 보아왔지만 여전히 바다가 좋은 나에게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였다. 해운대에서 부산에 온 기분 느끼며 목욕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면 꼭 가보자, 

단, 여기도 여름에는 미어 터진다. 타지에서 여행온 학생들이 숙소대신 여기서 자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해운대및 송정의 해수 온천들.

신기한게 여기 온천물들은 짜다. 맛이 이상하다. 느끼하기도 하고. 그런데 이게또 뭔 효과가 있는건지 아예 손님들이 물을 마시고 받아갈 수 있게끔 시설이 되어 있는 곳도 있다.


동백섬

원래도 좀 유명했다가 Apec으로 더 유명해진곳. 산책코스가 잘 되어 있다. 누리마루의 APEC하우스도 가보시고. 숙소가 인근이라면 저녁식사후 한바퀴 둘러보는 것도 좋다. 동백섬에서 보면 일명 "센텀시티"라는 곳이 보인다. 최신건물들이 많이 들어와 있어서 해운대의 원래 야경과 곁들여져 밤에는 해운대를 홍콩처럼 보이게 하는데 한 몫하고 있다.

동백섬 돌고 몇년째 핫 플레이스라 불리는 더베이 101로 직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정확하게는 더베이 101은 요트클럽이고 그 안에 있는 핑거스 앤 쳇이이 유명한 것이고 더 정확하게는 핑거스 앤 쳇에서 바라보는 반대편 마린시티의 야경이 죽여주기 때문에 인증샷 남기러 오는 관광객이 많다. 굳이 인증샷이 아니더라도 마치 홍콩에 온듯한 기분이 들어서 나쁘진 않다. 하지만 안주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심하게 먹는 나에게는 그렇게 옳바른 펍은 아니다.

달맞이 고개

전형적인 데이트 코스다. 분위기 괜찮은 레스토랑이 많다. 적당히 산책도 할 수 있고.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자리 잘 잡으면 멀리 바다를 보면서 식사나 차한잔 할 수도 있다.

광안리

해운대만큼 유명한 곳이다. 수영하러 가기보다는 놀러 많이 가는곳. 요즘 이 근처에 노상카페가 잘 되어있고 백사장옆 인도에는 아기자기한 물건을 파는 분도 많아 좀 더 괜찮아 졌다. 백사장에서는 여러가지 공연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수변공원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바이킹이나 디스코팡팡(부산말로 타가다)을 탈 수 있는 곳이 보인다. 밤에 은근히 사람 많이 몰리는 곳. 좀 더 들어가면 미월드라고 작은 놀이동산처럼 꾸민곳이 있다. 예전에 인근아파트에서 놀이기구 승객들의 비명소리가 시끄럽다 하여 탑승전 승객들에게 마스크를 나누어주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다.

 










 

+ Recent posts